보통 서양의 문화를 개인주의라고 하고 한국은 집단주의라고 하나 그 용어가 맞나 모르지만 한국은 '우리'를 강조하는 그런 문화였는데 최근의 어떤 변화가 생겨 사람간의 특히 모르는 사람간의 관계가 상당히 어색한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 우리학교 심지어 우리마누라 라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우리가 강했던 한국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이것은 개인주의도 아니고 약간 어색하고 불편한 그리고 모르는 사람과 담을 쌓는 그런 문화를 느꼈다.
수년전 아마 한 10년 전 아니면 그보다 조금 더부터 한국에서 성 범죄에 대한 것이 심각하게 나오고 또 그 반대로 성범죄를 빌미로 성범죄자도 아닌 남자를 (여기서 틀림없이 남녀의 성차별이 존재한다. 남자가 여자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없다.) 무고로 성범죄로 뒤집어 씨워 남자의 인생을 망쳤다는 기사를 여러번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한국에 가면 여자 근처에서 조심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예를 들어 버스에서 가능하면 여자 승객 옆에 가지말고, 여자들 괜히 쳐다 보지도 말고 뭐 그런 것들이다.
제주도에 갔다. 성산일출봉을 올라가려 그곳에 도착하니 일반차량 말고 주차장에 버스가 많이 있는 것을 보았고 자세히 보니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일출봉에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데 우리 같은 보통 관광객, 외국인 관광객 그리고 학생들이 많다. 언제부턴가 초등학생도 그렇고 중고등학생도 그렇고 거리에서 보면 이뻐보인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렇기도 할 것이고 아이를 낳지 않아 어린 사람들이 귀해지면서 귀하다 생각하니 더 그런 것 같다. 전에는 중고등학생들 보면 쟤네들 말성이라도 부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는데 요즘은 아이고 이쁜 것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장난치면서 떠들면서 올라가는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옆에 있으니 어떤면에서는 좋았다. 그러다 모여서 사진을 찍는 학생들과 우연히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물었다. “고등학생이예요?” “아니요 중학생이예요” “그래요? 참 이쁘네”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 대화를 나눈 학생은 여학생이었다. 난 여학생이라 이쁘다고 했다기 보다 그 나이라 이쁘다고 한것이다. 잠시후 나랑 같이 여행간 친구가 나에게 주의를 준다. 방금 내가 한 대화를 만약 그 여학생이 선생님에게 어떤 아저씨가 성희롱을 했다고 보고 하면 나는 성희롱범으로 잡혀갈 수 있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우기면 그럴 수도 있겠다 했다. 그리고 성범죄는 피해자 위주라 그렇다고 하면 그리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 전날 한라산 등산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과 (몇명의 젊고 이쁜 영어 잘하는 외국 아가씨들을 포함해) 많이 인사를 나눈 나로서는 이렇게 또 다른 한사람과 인사를 나눈 것에 불과하지만 그 여학생의 입장에서 어떤 아저씨가 이쁘다면서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는게 좀 이상하다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또 다른 일도 있었다. 한번은 숙소에 속한 사우나가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친구와 함께 사우나에 갔다. 사우나가 8시부터인데 그보다 몇분 먼저 갔다. 가보니 문은 아직 열지 않았고 한 5살쯤 돼 보이는 꼬마가 아빠와 같이 왔다. 기다리다 아빠와 같이 온 꼬마가 하도 귀여워 아이 눈 높이에 맞추어 "잘 잤어요?" 하고 인사하니 꼬마가 수줍게 웃으며 아빠의 바지에 매달리며 "네"하고 인사를 한다. 밝게 웃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다. 이번에도 한참 지났을 때 친구가 나한테 이야기 해준다. 이런 경우도 일이 잘못되면 그 아빠한테서 항의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한다. 당신이 뭔데 우리 애한테 함부로 말을 거냐고. 좀 애매하기도 하지만 사람에 따라 이상한 사람이 자기 애에게 접근하는 것이 싫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어쩌면 내 친구가 좀 예민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오래 살다보니 그리 된 것도 같다. 우리라는 개념으로 잘 어울려 살던 사람들이 좌우로 갈려 싸우고, 남녀로 갈려 싸우고, 젊은 사람 나이 먹은 사람으로 갈려 싸우고, 인터넷에서 어떤 사건에 갈려 싸우고 하면서, 우리편 결국은 극단적으로 결국 나를 방어하는 상황이 되어 나 이외의 어떤 모르는 세력이 나에게 보내는 어떤 것도 맘에 들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지 모른다.
서양은 개인주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주의를 하면서 정도 상당히 나눈다. ‘정이라는 것은 한국에만 있는 것인데 서양사람들이 어떻게 나눠?’ 할 수도 있겠지만, 서양사람들 남들과 정을 상당히 나눈다. 모르는 사람 길에서 인사 툭 던지면 반갑게 맞아 같이 인사를 나눈다. 한국은 어떤가? 이제 집단주의는 없어지고 개인주의를 넘어 폐쇄주의라고 해야하나? 나와 내편이 아니면 전부 적 혹은 적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가? 한국에 가면 모르는 한국 사람은 만나지도 말걸지 말아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한국 사람들 한국에 살면서 내가 모르는 사람과는 말도 섞지 않고, 외국인이 한국을 가도 그저 관광 명소나 찾고 맛집에서 먹을 것이나 먹고 한국 사람은 보지 말아야 하나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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