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오가다 영화를 몇편 봤다. 비행기에서 가면서 본 영화는 'Living' 이라는 Bill Nighy 라는 영국의 약 70세된 아주 고상하게 생긴 배우 주연의 영화, 정말 재미있게 봤고 사실 너무 몰입이 되어 마치 내가 그 주인공인냥 착각이 들 정도 였다. 두번째 비행기에서 본 영화는 'Plan 75'라는 일본 영화, 이것도 정말 그럴듯한 가상의 이야기로 이해도 잘되고 남의 일 같지도 않았다.
돌아 오면서는 범죄도시 2와 Drew Barrymore라는 여배우가 나오는 2010년 영화로 내가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라 다른 특별한 영화가 없어 봤다.
한국에서 극장에서 Rebound라는 김은희 작가 남편인 장항준 감독이 만든 영화, 장항준 감독이 만들었다 해서 봤다.
Living
내용은 어떤 노신사가 갑자기 암 판정을 받고 좀 당황해 하면서 또 외로워 하면서 결국 자기가 하던 일을 마무리 잘 한다는 내용이다. 암 판정을 받고 아들에게 이야기를 하려 했지만 평소 그리 다정한 사이가 아니라 말하기 서먹서먹하여 하지 못했고 우연히 사무실에서 전에 일하던 젊은 여직원과 몇번 만나 그냥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외로움을 달랠 수는 있었고 Restaurant에서 우연히 만난 젊은 남자와 자기가 평소 가보지 못한 곳을 가 보기도 했다.
그 심정 이해가 간다. 이제 곧 죽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허전해서 아들에게 이야기를 하려 했지만 평소 아들과 그리 좋은 사이도 아니었고 또 아들과 며느리에게 말할 분위기가 아니라 자기 때문에 둘 사이가 더 불편해 질까봐 말하러 갔다가 말 못하고 돌아서고, 우연히 만난 전 사무실 여직원 사실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그 여직원이 내 이야기 들어줄 필요도 없지만 어쩌면 누나처럼 어쩌면 이모처럼, 어쩌면 생생한 젊은 여자와 같이 있다는 것 아니면 그냥 나와 있어줄 아무와 같이 있는 것이 잠시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내가 한번도 가보지도 못한 곳을 처음 만난 젊은 남자의 안내로 갈 수 있었던 것도 내 인생의 마지막에 뭔가 해보지 못한 것을 하고도 싶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약 1950년 정도의 영국이고 주인공은 런던의 구청/시청 건축과 같은 곳에서 일한다. 아주 철저한 절제된 삶을 살고 있으면 시계보다 더 정확하게 시간을 지키며 허튼 일을 전혀 할 것같지 않은 생활 태도도 보여준다. 명리학을 빌리면 관성이 아주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사람이다.
자신이 암 판정을 받고 하는 일은 자신에게 남은 그간 어떤 이유로 일종의 민원 같은 것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던 일을 아주 대차게 마무리를 짓는다. 딱 극중 성격에 어울리는 일을 하였다.
이 영화의 다른 하나 나에게 관심이 있던 것은 영국 영어와 영어의 고상한 화법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한국말은 반말과 존대어가 있다. 어떤 면에서는 존댓말 즉 고상한 말을 하기 쉽다, 그냥 말할 때 존대어 단어를 넣으면 되니까. 그런데 영어는 이렇게 딱 분리 되어 있지 않아 쉽게 아주 Polite한 화법을 구사하기 힘들다. 영어가 어느정도 익숙해야 그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저 뜻 전달에 급급해 좀 힘들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 가장 polite 한 화법이 나온다. 주인공이 주로 회사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그런류 인데, 이영화를 다운받거니 script를 얻어 그 화법을 공부하고 싶은 정도로 아주 멋진 그리고 공손한 화법의 영어를 구사한다. 내가 그 영어를 구사할 일은 없겠지만 그것을 아는 것 만으로도 아주 멋진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암 진단을 받고 주인공이 갑자기 절망하던 순간의 모습, 나도 똑 같은 상황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어 그리고 나는 아무 남은 일도 없기 때문에 좀더 쉬워서 상황을 아주 공감하고 감정 이입이 되어 영화와 한몸이 되어 보았다.
아주 멋진 영화로 포스터의 주인공 모습만 보아도 그분이 얼마나 엄격한 분위기 인지 잘 보여주는 영화다.

비행기에서 뜻하지 않게 좋은 영화를 만나기도 하는데 이번에도 아주 멋진 영화 하나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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