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직 완전히 할아버지가 아니예요

by Ricky D 2025. 2. 19.

아직 완전히 할아버지가 아니예요


은퇴를 하자 골프장 사람들이 이제 남는 시간에 뭘할 것이냐 물었었다. 혹시 시간이 많아 골프를 더 칠거냐는 질문이었다. 여기에 단호하게 아마 골프는 아니고 Tramping을 할 것 같다 했고 이말을 들은 Ian이 자기 wife tramping club을 소개해 줘 매주 화요일 정말로 인생을 즐기는 중요한 것으로 자리잡은 화요일 Tramping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그리고 2년 남짓 지났을까, 골프를 전보다 조금씩 더 치기 시작했고 특히 금요일 골프에 거의 정규 멤버가 되면서 금요일 골프에 자주 나오는 Neil이 captain으로 있는 우리골프장 Blue Team에 가입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다시 한번 거절할까 하다 이렇게 불러주니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나를 받아주어 고맙고 team member가 되어 너무 자주는 아니고 한달에 한번 혹은 한달반에 한번 치고 싶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한달의 한번은 이런 것이다. 이동네 각 골프장 할아버지 들이 모여 월요일에 한번씩 Match play 골프를 치는데 소위 말해 Veteran pennant 를 하는데 거기에 팀에 들어간 것이고 그 게임을 치게 되었다. 일년치 스케쥴이 나왔는데 나는 6번 정도 치게 되어 있고, 각자 사정에 따라 다른 사람 게임을 치든 혹은 내가 사정이 있으면 다른 사람이 치게 된다. 어쨌든 2월부터 10월까지 veteran pennant는 계속 된다.

오늘은 내가 게임이 있는 첫날 이었다. 동네 Town belt 안에 있는 아주 작은 9홀 골프장에서 치게 되었는데 오랫만에 가보는 골프장이라 좀 일찍 도착했고, 차를 세우고 골프가방을 챙겨 놔두고 클럽하우스 앞쪽으로 갔다. 거기에 있는 아마 그 골프장 분이 나를 보고, “골프 치러 왔냐” 좀더 정확히는 보니까 자기네 골프장 소속은 아니니 Green fee를 내고 한게임 치러 왔는지 묻는다. 그래서 내가 Veteran pennant 치러 왔다고 했다. 그분이 얼핏 보기에 Veteran pennant 치게 안생긴 너무 젊은 사람이 하나 나타나니 그렇게 물은 것 같다. 그렇다 나는 아직 완전한 할아버지는 아니예요.

물론 내가 다른 할아버지들 보다는 젊지만 Asian이고 키가 작아 너네 눈에는 젊어 보일진 모르지만 완전 젊은 사람은 아니야 라고 속으로 하면서, 내가 드디어 이제 Veran pennant 사람들과도 어울리는 그런 나이에 접어들게 되었구나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이는데 오래전 일요일에 있는 정규 pennant에서 만났던 다른 골프장 사람들이 여럿 눈에 보인다. 그분들 보고 10년 뭐 이렇게 흘렀을 텐데, 막말로 그분들 팍 늙었다. 아마 나도 그전보다 늙었을 텐데 나는 내 얼굴을 매일 거울에서 보니 늙는지 모르게 천천히 늙었고 그분들 10여년 만에 처음보니 팍 늙어 보인다.

첫게임 너무 잘쳤다. 사실 내맘 저 속에 있는 경쟁심과 전투본능이 살아나는 것이 싫어서 내가 가능하면 Match play 안 치려하는데, 이렇게 부드럽게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니 너무 까탈스럽게 굴지말고 부를 때 받자.

다 끝나고 음료수 한잔 하는데, 할아버지들 보청기 끼신 분들 많아 목소리들이 왜 이리 큰지.

Update:
어제 score를 너무 낮게 내서 핸디캡이 밤사이에 3이 떨어졌다. 나는 1 떨어질 줄 알았는데 내 핸디캡에 비해 7 under를 치는 바람에 그리 된 것 같다. Handicap이 갑자기 떨어져 앞으로 한동안 애좀 먹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