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아직 그렇게 늙지 않았어
겨울 골프는 힘들다. 날이 차니 일단 몸이 움츠러들고 맘대로 스윙을 못하고, 옷도 많이 입으니 스윙이 불편하고, 공은 온도가 떨어져 고무의 반발력이 떨어지고, 땅은 대충 soft하거나 질어서 run이 거의 없고, 해서 겨울에는 공이 많이 나가지 않으니 저절로 스윙시 몸에 힘이 들어간다. 이리되어 더 공이 안나가고 miss shot도 더 많아진다. 또한 날도 차고 비오는 날도 많으니 골프장에 나갈 경우도 줄이게 되니 Handicap이 점점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 봄이 오는 9월이 되면 해도 길어져 골프장에 오래 있을 수도 있고 풀이 살아나는 자연의 모습도 좋고 겨울동안 맘대로 못하던 것 조금더 해 볼 수 있어 기분도 좋고 대충 거리도 다시 늘어나곤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다른 때보다 비가 조금 더 와서 그런지 10월이 되어도 swing이 살아나지 않았고 거기에 스트레스 받아 몸에 더 힘이 들어갔는지 11월이 되어도 전혀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거리가 더 나질 않았다.
11월 한 때는 공 거리가 너무 나가지 않고 핸디캡도 계속 윗쪽에 있어 이제 나이를 너무 먹어 핸디캡이 올라갈 때가 되었나 의심 하기도 했었다. 통상 다른 할아버지들 보면 약 70-75세를 전후로 핸디캡이 다시 오르는데, 나는 그러기에는 아직 한참 남았는데 어쩌나 내가 너무 약한 사람이라 이렇게 일찍 왔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었다. 진짜로 마지막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골프가 아니라 인생이 그리 된다니 그냥 담담할 수 만은 없었다.
이럴 때 많이 하는 것이 Youtube에서 골프 lesson을 보는 것인데 어떨때는 이것이 확실히 효과가 있다. 수백 수천개 중에 하는 이야기는 많지만 이것 중 어느 한두개가 딱 어떤 영감을 가져와 거리와 스코어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11월 경부터 Youtube 골프 lesson을 좀 봤다. 전에 하던 사람 것을 보기도 하고 우연히 새로운 골퍼의 레슨을 보기도 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주로 헤드무게가 스윙을 거의 전부 지배한다는 개념을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래깅이니 손목회전이니 이런 이야기 많이 하는데 헤드무게가 이런 것을 저절로 만들어 내니 그렇게 일부러 할 필요가 없다는 그런 이야기 였다. 즉 헤드가 이런 것을 다 이끈다 했다. 그러면서 12월이 되어 손목과 몸에 힘이 빠지면서 스윙이 어느정도 안정감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은 지난 근 10게임이 그전과 확실히 달라져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어제 같은 경우는 정말 낮은 타수의 경기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만 해도 몸에 힘이 약간 있었는데 어제는 모든 것 잊고 몸에 힘을 빼고 완전히 헤드가 알아서 가게 놔두자 하고 쳤더니 보통 스윙은 물론 Putting 까지도 엄청나게 잘 나왔다.
그로서 아직 핸디캡이 올라갈 나이가 아닌 것이 확실히 확인 되었다. 그것은 내가 아직 그리 늙은 것이 아닌 것이 확인 된 것이기도 하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