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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phan club - concert

Ricky D 2024. 6. 8. 06:32

Club이름이 재미있다. 다들 orphan 만 모였을까? 그런 것 아니다. 우연히 이분들 모임에 나가 연주를 했는데 그 이야기다. Orphan club 이라는 이름을 갖게된 배경 등등은 생략하고 이 클럽은 영국 London에서는 약 250년 된 클럽이고 이곳에서도 125주년이 작년이었다고 한다.

 

Tramping club 어떤분 (Allan)이 나를 찾는다고 Tramping club 운영위원 중 한분이 연락이 왔다. 작년 club 창단 100주년 기념 행사에 아주 다양한 활동이 있었고 그중 하나로 Ben Rudd에서 내가 Flute을 연주한 적이 있는데 그 비디오를 보셨는지 말을 들으셨는지 Allan이라는 분이 운영위원을 통해서 연락해 왔다. 

 

연락 받고 Text로 Allan에게 연락을 하자 바로 전화가 왔는데, 자기네 Orphan club에서 주기적으로 연주회를 갖는데 나와서 Flute 연주를 해 줄 수 있냐고 물어왔다. 그래서 내가 작년에 Flute을 연주하긴 했지만 그건 꼭 Flute 소리가 필요하다 하여 오래전에 약 3년 불던 악기 27년만에 처음으로 잡고 한달 정도 연습해서 연주한 것이고 지금은 Flutist가 아닌 Clarinetist이며 필요하다면 클럽에 나가 Clarinet을 연주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음악의 장르 몇곡 등등 아무 관계없이 화요일 저녁 Orphan club 모임/연주회에 나와 10분의 시간을 줄테니 연주를 해 달라 하였다.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고 연주곡을 골라 봤다. 모르긴 해도 할머니 할아버지 나이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짐작되어 그들이 좋아할 만하고 연습이 많이 필요 없는 두 곡을 골라봤다. 한 곡은 아주 부드러운 분위기의 George Gershwin의 ‘I've got crush on you’ 와 다른 하나는 흥겹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잘 알 것 같은 ‘Sunny side of the street’를 연주하기로 맘을 먹고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이 두곡은 평소에도 혼자서도 꾸준히 연습/즐기는 곡들이라 많은 연습이 필요하진 않지만 그래도 무대에 서기 전에는 곡에 아주 익숙하도록 하는 것이 좋아, 저녁 클라리넷 연습 시간에 이 두곡을 먼저 연습하고 그후 6월말 wind orchestra concert 용 곡을 연습했다. 

 

Orphan club 모임 몇일 전에는 program이 나왔는데 내가 세번째 연주이고 당일날은 비가 거의 하루종일 Spray 뿌리듯 왔지만,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나갔다. 그날 비 덕분에 화요일 Tramping을 나가지 않아 낮에는 걷고 밤에는 음악 모임에 꽤 오랜시간 가는 것이 약간 부담스러울 줄 알았는데 날씨 덕분에 Tramping은 나가지 않으니 우선 체력적으로 무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아 약간 다행이기도 했다.

 

약속 장소에 들어가니, 최대한 10여명 정도 설 수 있는 높은 무대와 최대 약 100-120명 정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은 객석이 있는 곳이 Club room이고 만남의 장소다. 이런 Club room을 소유할 수 있는 것을 보고 Club의 재정상태와 모임의 성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준비하려 온 두세 사람과 다른 두세명이 와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Allan이 부인과 함께 왔다. 사실 그분을 처음 본다. Tramping club에서도 본적이 없고 그날이 처음인데, 그분이 과거에는 Tramping club 활동을 많이 했지만 요즘은 Orphan club 활동이 주가 되어 Tramping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한두명씩 더 모이자 Allan이 회장에게 나를 인사시키고 무대 뒷쪽 구경을 시켜준다. 내 순서 바로 전에 이곳에 와서 악기를 풀고 준비하고 내 차례가 되면 이쪽 계단으로 해서 무대에 오르고 등등의 안내를 해 주신다.

 

7:30분이 되자 회장이 모임 개최를 선언하고 모두 일어나 club song을 부르고 나같은 guest는 자리에 앉고 나머지 분들은 계속 서서 ‘환영합니다’ 같은 그곳 노래를 같이 부른다. 그리고는 프로그램의 첫번째 순서가 시작된다.

 

프로그램은 아래 사진과 같은데, 처음에 Dixie band, 어떤분 노래, 내 clarinet 연주, 피아노 독주로 전반부가 끝나고 Raffle 추첨후 Piano 연주, 여성 vocal, guitar와 드럼의 rock band 연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처음 문을 열었던 Dixie band로 끝을 맺는데, 2시간 예정이었으나 실제로 두시간 반 즉 10시가 되어 마지막 연주가 끝났다.

 

그 이후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모두 일어나 만나서 반갑게 잘 즐겼다는 의미의 어떤 노래 한곡과 이나라 National anthem 1 & 2 절을 모두 불렀다. 오랫만에 국가를 부를 일이 있었다.

 

 

첫 그룹 Albert Street Stompers는 Dixie band 다. 썩 잘하는 연주는 아니지만 재즈밴드로 아주 편안하게 웃으면서 연주하고 드럼을 치는 회장이 노래도 한다.

두번째는 노래하시는 분인데 그냥그냥 하시고 다음은 내차례다. 

 

Bluetooth speaker를 놓고 연주했다. 내가 혼자 섰던 무대중에 가장 큰 무대 즉 무대도 넓고 (또 높고) 연주 hall도 크고 또 관객도 많은 무대라 올라가면 떨릴까 했는데, 분위기도 편안하고 곡도 연습이 잘 된 곡이라 거의 떨리지 않고 아주 작은 실수 하나만 했다. 특히 두번째 곡 Sunny side of the street은 내 예상대로 사람들이 잘 아는 곡이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조그만 소리로 따라서 노래를 부른다. 이런 무대에서 떨리지 않았던 다른 하나의 이유는 아마 조명이 아닌가 한다. 조명이 나를 밝게 비추지만 나는 객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 집에서 내가 혼자 연주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연주가 끝나고 내려가려 하자 회장분이 “잠깐만” 하면서 마이크를 들고 작은 인터뷰를 하신다. “네 소개좀 해봐” 하신다. 그래서 2000년에 이 나라에 오고 이 도시는 2003년초에 Fisher & Paykel에 취직이 되어 이도시에 왔다. 지금은 Dunedin city wind orchestra 멤버다, 그리고 그날은 Allan이 초대해 줘서 왔다 등등의 이야기를 했다. 인터뷰가 다 끝나자 봉투를 주신다. 처음에는 No 하다 금방 Thank you 하면서 받았다. 내가 Donation을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돈을 받아 좀 미안하기도 하지만 연주하고 돈 받기 두번째라 기분이 좋기도 했다. 역시 사람은 돈이 들어오면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무대에서 내려오자 우리 wind orchestra에서 Trombone을 부는 Ian이 내게 와서 반주 음원을 어디서 구하냐고 묻는다. 책을 사면 반주 음원이 CD로 있고 또 요즘은 아주 많은 반주 음원이 Youtube에 있으니 거기서 알아보라 얘기 해주었다.

 

내 뒤로도 어떤분이 기타치며 노래하고 intermission으로 raffle 발표가 있었다. 그런데 마침 내가 세번째로 당첨이 되어 wine을 하나 받았다. 돈 봉투도 받고 Wine 도 받고 재운이 있는 날이다.

 

뒤에는 피아노 치시는 Graham은 완전히 피아노 기계다. 그분이 그날 얼마나 피아노를 많이 쳤는지 모르지만 손 돌아가는 것이 그렇게 부드럽고 편해 보일 수가 없다. 게다가 악보도 없이 정말 조그만 쪽지 하나 놓고 쳤는데, 사람들이 노래 제목 적은 쪽지라고 거의 노래방 기계 수준의 실력이라 한다.

 

Elizabeth는 30살 안된 정도의 젊은 여자분이다. 노래를 하러 왔는데 남자 친구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같이 왔는데 어머니가 Wind orchestra에서 Clarinet하시는 Anne 이다. 언제 한번 Elizabeth와 남자 친구가 엄마 공연 구경하러 우리 오케스트라 공연 왔었는데, 그날 나도 연주 안하고 객석에서 구경하였다. Elizabeth와 남자친구는 내가 여태까지 봤던 어떤 사람들 보다도 아주 흥겹게 연주를 즐기는 것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Elizabeth와 남자 친구도 나를 기억하였다. 그리고 Elizabeth 반주 음원에 문제가 있어 내 Bluetooth speaker를 빌려 쓰기도 해서 내가 조금더 useful 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연주 마지막에 전부 일어나 Closing song과 국가를 불렀다. 그후 이런저런 집어 먹을 것 잔뜩과 음료수 Tea coffee를 들면서 다시 수다를 떠는데, 이 나이 많으신 분들이 10시 넘어서 뭘 드시는 것이 그리 좋지는 않을텐데 그리 하셨다.

 

아주 좋은 경험이고, 다시 또 나가도 될 것도 같고 연 회원으로 가입해도 될 것도 같지만 그러면 한달에 한번이고 두달에 한번 연주해야 하니 좋기도 하고 또 어떤 의미에서 스트레스가 될 것도 같고 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