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료가 가고 있는 길 (3 - 마지막)
얼마나 의사가 많아야 좋을까?
지금까지 의사 2000명 증원이 어떤 이유에서 시작되었을까를 의료 민영화에 맞추어 살펴 보았는데, 대부분의 국민들은 의대 증원을 찬성한다.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예를들어 우리가 버스를 탄다 하자. 내가 어떤 좀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다 이 마을에서 읍내로 나가는 버스는 하루에 두번 있다. 그런데 두번으로 늘 부족하다고 생각되고 한시간에 한번 정도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늘 한다. 그러던 어느날 버스회사의 이윤이나 운영과 관계없이 어떤 이유로 한시간에 한번 버스가 생기면 그 마을 사람들은 아주 좋아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시간에 한번 버스가 생기면 30분에 하나 혹은 15분 아니 10분 5분에 한대 버스를 갖고 싶을 것이다. 어쩌면 읍내에 나가는 버스는 늘 기다리고 있다가 사람이 한두명 타면 바로 떠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원할 것이다. 사람의 욕심 그리고 기대는 한이 없다.
지금 의원이나 병원에 가면 예약을 해도 쉽게 기다린다. 그리고 검사나 수술 날짜를 잡으려면 몇일에서 한두주 혹은 조금 더 걸린다. 의대 증원 처음 시작할 때 정부에서 들고 나온 숫자가 OECD 평균 즉 국민 대비 의사 숫자 였는데, OECE 평균 의사 만나는 시간을 대충 이야기 해 보면 이렇다. 내가 가정의(동네 의원)를 만나려면 보통 4주 정도 기다린다. 가정의가 뭔가 이상을 느껴 병원에 편지를 보내면 빠르면 한두달 사이에 뭔 검사를 받으라고 온다. 그리고 그 검사를 받고 정말로 좋지 않다면 다시 한두달 사이 그로부터 두세달 후에 전문의를 만나는 약속 편지가 온다. 즉 가정의 한달, 검사 한두달, 검사부터 전문의 서너달 해서 보통 4-6개월 정도 걸려야 전문의를 만난다.
OECD 평균대로라면 한두주 혹은 그날 당장 보던 전문의를 4-6개월에 보고 싶을 텐데, Dynamic Korea 한국분들이 이렇게 오래 기다리지 못할 것이다. 요즘 전공의 들이 병원을 떠나 대형 병원이 잘 돌아가지 않자 이런 보도가 가끔 나온다. 예를들어 이상이 있어 의사를 만났는데 다음 약속이 5개월 후로 잡혔다는 보도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OECD 평균이다.
국민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 의사를 보려면 한두시간 기다려야 하는데 언제든지 가면 10분 이내에 볼 수 있는 것을 원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얼마나 좋은 시스템에 이었는지 그리고 2000명 증원이 정말로 이루어지면서 의료계의 반발과 의대 교육이 이상하게 되면 그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왜 이런 것을 하려 할까?
딱 두가지 외에는 이유가 없다고 본다. 첫번째는 27년만에 의대 증원을 하고 싶어서이고 다른 하나는 병원 민영화를 위한 것이다. 어쩌면 두가지 모두일 수도 있다.
첫번째 27년만의 증원을 보자. 의대 증원은 27년간 이루어 지지 않았다. 그간 여러번 의대 증원을 하려했었지만 의사들의 반대에 의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의사들은 27년에서 그전 약 10여년간 너무 많은 의대가 생겨서 의사 숫자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어 더 늘리는 것은 옳지않다고 증원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의대 증원을 하려는 쪽에서는 의사가 모잘라 증원하려는 것 보다 의사가 많으면 나머지 사람들도 좋고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중 더 많은 사람이 의사가 되니 좋아서 그리했다고 본다.
이렇게 의견이 반대이니 매번 증원을 시도 할 때마다 의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증원이 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은 내가 한번 해볼께 하고 밀어 붙이는 것 같다. 거기에 다른 정치적 이유도 있고 해서 시기도 맞고 해서 그리 한 것 같다. 즉 내가 했다 이걸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것이 맞고 틀리고 필요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것도 너무나 많은 숫자를 하게되어 더 문제가 된 것 같다.
두번째 이유인 의료 민영화는 우선 민영화를 했을 때 이익을 보는 집단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정치권을 설득했을 수 있고, 아니면 정치권 혹은 대통령이 민영화를 하면 이득을 보는 면이 있을지 모른다. 다른 한면은 현 보건의료체계로는 한계가 곧 들어날텐데 그것을 해결하는 한 방법으로 의료민영화를 택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현 대통령은 이것을 밀어부쳤을 것 같다.
두가지 이유 전부를 대통령의 측면에서 본다면, 여태까지 잘 되지 않던 의사 증원과 또 건강보험의 문제 두가지를 한꺼번에 밀어부치기 선수인 대통령이 자신의 약간의 정치적 속셈과 나중에 성과를 남겼다는 그런 업적 비슷한 생각을 하고 밀어부치는 것 같다.
그외에 다른 한가지 이유를 더 생각해 보면, 대형병원들이 더 많은 병원을 세울 계획이 있는데 여기에도 당연히 많은 전공의가 필요하겠다, 현재의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면. 그래서 병원장들의 요구가 있었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나로서는 이런 모든 것을 이렇게 억지로 해서 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그리하고 있다.
나야 상관 없는 일
몇달 동안 한국 의료 뉴스를 읽으면서 또 Youtube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과 연결되는 것이 많아 Youtube에 정치권 뉴스도 같이 떠서 그것도 보면서 시간을 썼다/낭비했다.
지금보면 시간을 많이 써서 뭔가를 알게는 되었는데, 그것이 내 인생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했다면 더 나은 것을 가질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렇게 약 3개월 불구경하는 식으로 그냥 재미있었을지도 모른다.
많은 의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고생하고 속상해 하고 있는데, 마무리가 잘 되길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