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료가 가고 있는 길 (2)
한국의 의료가 가고 있는 길 (2)
민영 병원
한국이 이번에 증원을 발표하고 다양한 의료 정보가 나왔는데 그중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하는 Data도 많았다. 그러면서 자주 등장하는 의료시스템 국가중 하나가 영국이었다. 영국이 등장할 때는 마치 실패한 의료시스템이라는 듯, 예를 들어 “우리도 잘못하면 영국처럼 된다” 식으로도 많이 이야기 했었다. 뭐 한국의 현재 아니 2024년 이전 시스템에 익숙한 한국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영국식이 맘에 안들지도 모르지만 그들도 나름 유지가능하고 사람들에게 제공 가능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 영국시스템에는 민영병원이 있다. 즉 대부분의 병원은 공공병원 즉 무료 병원인데 완전 사립병원이 있다. 모르긴해도 왕실 분들은 이 완전 사립병원을 다니지 않을까 한다. 공공병원은 모든 사람의 거의 모든 병을 치료하느라 줄이 긴데 사립병원은 돈을 내야하니 그나마 줄이 짧아 공공병원에 비해 훨씬 빨리 의료진을 보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예를들어 한국에서 어디가 좀 이상해서 병원에 갔다 그런데 검사를 해보니 어디가 좋지 않다고 하자. 그러면 상태에 따라 증세에 따라 경제적 여건에 따라 그리고 다른 개인 사정에 따라 본인이 치료를 받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여기서 의사는 권유를 할 뿐이지 더 이상의 책임은 없다. 그런데 영국 시스템은 어디가 좀 이상해서 의원/가정의를 찾았고 가정의가 그것을 알았다면, 그리고 가정의 판단에 치료가 필요하다면 이제부터는 개인의 의사가 덜 적용되고 전문가 즉 의사와 의료시스템에 의해 돌아간다. 물론 여기서부터는 병에 관계없이 완전 무료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치료를 받아야하니 줄이 길어질 수 뿐이 없다.
그렇게 줄이 길면 빨리 받고 싶은 사람은 민영병원에 간다. 비용은 아마 미국보다는 싸도 상당히 비쌀 것이다. 대충 미국의 의료서비스의 가격은 한국에 10배이상 한다고 보는데 그러면 영국은 한 8배 정도 하지 않을까 한다.
민영병원이 한국에 들어오면
여기서부터는 요즘 한국용어로 뇌피셜이다. 한국에 민영병원이 들어오면 일단 아주 Luxury 하게 들어올 것이다. 의료 행위 자체도 최고의 의사를 모셔다 할 것이고 병원도 상당히 고급감을 주어서 병원에 들어가면서 뭔가 다른 느낌을 갖게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장비도 아주 비싼 장비를 들여 놓을 것이고, 여기에 어쩌면 비싸면 비쌀 수록 더 좋아하는 사람들 혹은 환자의 계층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 비싼 정도는 아마 적당한 선에서 정해지지 않을까 한다.
최근에 명품 가방을 예를 들어보자. 명품이란 정말로 특별한 것이고 어떤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경우에 들 그런 가방이다. 그런데 한국에 명품 가방은 그걸 들지 않으면 빠지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 그런 걸로 알고 있다.
민영병원이 들어오면 아마 이런 명품가방 같은 식이 될 것 같다. 너도나도 최고의 의사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려 하고 싶어하고 그럴려고 빚도 얻어 쓰고 특히 효도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는 상황에 어른이 아프면 자식들이 집을 팔아서라도 이런 병원에 넣어 드려야 사람구실 한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의대 증원의 근본 이유
다시 의대 증원 이야기로 가보자. 어쩌면 민영화 병원에 대한 정부나 어떤 계층의 consensus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병원부터 보자. 민영화 병원은 사람의 병을 고쳐주는 곳이지만 돈이 먼저인 사업이다. 사업은 병원이지만 투자를 조금하고 많이 뽑아내는 것이다. 그러니 몇몇 훌륭한 좋은 의사 빼고는 싼 값의 의사를 데려다 일을 시키고 싶을 것이다. 그러니 의사가 많아아 아주 많아야 의사의 값이 떨어져 의사를 골라서 싼 값에 쓰고 싶을 것이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의사들이 증원을 반대하는 것 같다. 마치 현재 한국의 간호사 취급을 받을 것이 우려가 되어 그러는 것 같다. 듣기로는 간호사는 숫자가 너무 많아 마음대로 부려 먹고 나가면 언제든지 들어올 다음 사람이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2000명 증원이 발표되고 보험사 주가가 급등하였다 했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민영화 병원에 내돈 내고 갈 사람도 있지만 미국의 경우를 보면 대충 민간 의료보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간다. 물론 보험료가 아주 비싸다. 그래서 사람들이 민간병원에 가려고 보험에 많이 들게 된다. 또한 환자들도 보험을 들지만 의사들도 보험을 들게될 것이다. 지금 자동차 보험에서 책임보험이라는 항목이 만일 인사사고가 났으면 책임보험이 일단 경찰서로 끌려가는 것을 막아주듯 이런식의 의사들을 위한 꽤 비싼 보험이 생길 것이다. 물론 이런 보험을 의사가 개개인 든다기 보다 병원에서 단체로 들게 될 것이다. 지금 이 두항목만 봐도 보험회사는 민영화로 인한 대단한 수혜자다.
그러니 어찌보면 의사 빼고 상당히 많은 계층의 사람들이 좋아진다. 돈 많은 사람들은 좋은 서비스 받아 좋아, 병원을 운영할 사람들은 돈 벌이 수단이 생겨 좋아, 보험회사 돈 많이 벌어 좋다.
그러면 일반인들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까? 일반인 보통 병원에 갈 사람들은 이제 일반병원에서는 국가 의료보험 수가 이외의 진료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아주 아주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만 받게 된다. 지금의 용어로 급여 비급여 이런 것이 있는데 급여에 해당하는 즉 국가 보험에서 지정하는 의료행위만을 하게 될 것같다. 지금은 의료보험에 해당하는 의료행위(급여)와 비의료보험에 해당하는 의료행위 (비급여) 두가지를 모두 병원에서 해서 거기에 대한 것을 환자가 지불하고 의료보험에 대한 돈은 건강보험에서 의사가 받지만 공공병원과 민영병원이 생기면 공공병원은 비의료보험에 해당하는 것을 못하게 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은 자세한 정책에 관한 이야기 이니 여기서 더 이야기 할 것은 못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