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료가 가고 있는 길 (1)
한국의 의료가 가고 있는 길 (1)
이제 고등법원에서 2000명 증원을 그대로 가라고 해준 시점이다. 약 3개월 전에도 한국의 의료에 관해 간단히 써 본 적은 있지만 지금까지의 생각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드는 생각을 정리해 보려 한다.
2000명 증원 선언
나의 경우는 정부에서 2000명 증원 선언이 나오고 약 2-3주 지난 후 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국의 뉴스를 별로 보지 않아 거기서 뭔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는데, 운연히 의사 2000명 증원 이야기를 알게되었고, 한국에 의사친구들이 많아 관심을 더 갖게 되었다. 한국에 있는 의사 친구들은 다양한데 어떤 의사는 아주 어려서부터 가깝게 지내고 어떤 친구는 대입 준비 전부터 잘 알고 지냈고 나머지도 꽤 오랜동안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 그들의 생활도 많이 이해하고 또 의사들이 보는 한국의 의료에 대한 이야기 간혹 의사들이 보는 (한국) 환자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관심이 있어 의대 증원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나의 경우 증원이 발표되고 나중에 본 것이라 많이 놀라지 않았지만 그것을 직접 당한 의사들은 아주 황당했을 것 같다. 그래도 나는 현재의 정원에 비해 갑자기 너무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 하였다. 그 숫자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 여러가지 생각할 수 있지만 저렇게 갑자기 늘리면 어떻게 교육을 시키나 하는 부분이 나는 제일 크게 생각이 되었다. 공대도 저런식으로 갑자기 늘리기 쉽지않을 텐데 뭐 그런 생각을 했다.
어쨌든 증원 선언이 되고 의사들은 그러면 안된다고 맞서고 하면서 많은 정보를 Youtube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간 친구들에게 들어 한국의 의료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생각했지만 이번에 이런저런 Youtube를 보면서 다양한 정보를 접해 한국 의료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졌다. 뭐 그럴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심지어 여기에 살고 있는 몇몇 한국사람들이 마치 그것이 자기 것인양 너무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국 의료에 대한 이해는 넓어지고 깊어져 실체를 많이 알게 되었다.
증원의 걸림돌
정부에서 증원을 Drive 하는데 다양한 걸림돌이 있을 수 있는데 거의 막판에 고등법원이 막아설 것 같았다. 회의록과 각종 과학적 근거를 제출하라 했다. 내용이 공개되기 시작했는데 논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과학적 근거도 없고 또 대학에서 증원된 인원을 교육시킬 역량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고등법원에서 막아서나 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게 서류를 만들고 제출하고 하면서 약 2주 남짓동안 판사들이 심경 변화가 왔는지 심지어 발표일에 발표 시간을 오전에서 오후로 결국은 오후 5시로 밀면서 외부 압력이나 회유가 있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잘 이해하지 못하던 다른 어떤 것을 알게 되었는지 고등법원에서도 증원에 반대하지 않았다. 앞으로 대법원에도 다시 한번 심사를 요청한다 했으나 이 분위기면 증원은 그냥 갈 것 같다.
과학적으로 산출하였나?
의사들이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원 숫자를 산출하였나 하는 것이 첫번째 이고 두번째는 과연 이 많은 학생을 교육시킬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나도 엔지니어로서 이번에 보면 정부가 들고 나온 숫자 과정 등등 아무것도 과학적이거나 논리적이거나 하지 않다. 그리고 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민여론을 조성하여, 여론조사 해보니 국민의 77%가 증원을 원한다 한다던가, 의사 평균 년봉이 3억이 넘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좀 비과학적이지만 사람들의 여론을 형성해 밀고 나가려한 것이 보인다.
국민 여론조사로 모든 정책을 결정하려면 한번 물어보자, 지금보다 세금을 반만 걷으면 좋겠냐고 물어보자 아마 80% 이상의 찬성이 나올것이고, 국회의원들 별로 하는 것도 없이 이권이나 개입하고 하는데 월급 딱 100만원씩만 주자고 해도 아마 80-90% 정도 찬성이 나올 것이다. 이렇게 여론에 물어 볼 것이 있고 아닌 것이 있다. 여론에 모든 것을 물어보고 결정한다면 전문가는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단점이다. 모든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어 제도를 잘 운영하여 단점을 최소화 해야하는데, 이런 것을 다수가결 혹은 여론에 의해 몰고가면 안된다.
그렇다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그러면 과학적이지도 않고 교육도 하기 힘든데 왜 이리 밀어붙였을까? 그냥 어떤 한 사람의 고집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처음에는 그럴것이라고 생각도 했었다. 보수 언론도 그렇고 관련된 이익집단 예를들어 병원장 모임 같은 곳에서도 적극 지지하는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다.
그런데 처음 2000명 이야기 나왔을 때 보험회사 주가가 급등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을 설명하는 어떤 분은 이것이 병원 민영화의 첫발이라는 것이다. 민영화를 그간 열심히 막아 왔다고 본다. 왜 그랬는지는 잘 생각해 보지 않았다. 한국의 의료체계는 공공의료이면서 완전 공공의료는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 민영 병원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물론 대부분의 병원은 민영병원이다. 그러면서 공공의료의 의료수가를 유지하고 그 규칙을 따른다.
만일 한국에 민영화 병원이 들어선다면 무슨 일이 있길래 의사들이 저렇게 막으려 애쓸까? 어찌 보면 자기들은 민영이든 공공이든 그냥 일하면 될 것도 같은데.